2008년 03월 16일
[EPL 30R] 맨체스터 Utd Vs 더비 카운티 리뷰

정말 쓰레기같은 경기력, 그게 오늘 유나이티드 경기의 총평이다.
첼시에게 6:1로 대패하고 난 더비는 이번 시즌은 포기한다는 의사를 밝혔고, 아무래도 그게 오히려
선수들에게 편하게, 마음을 비우고 뛰게 할 수 있는 원동력이 되지 않았었나 한다.

리오 퍼디난드가 빠지고 오셔, 브라운, 비디치, 에브라로 구성된 수비라인.
오늘 브라운과 비디치는 처음 가운데에서 호흡을 맞췄는데, 그 결과는 최악이다.
오셔는 가끔가다 반응이 느려 번번히 뚫리는 모습을 보여줬고, 브라운과 비디치는 호흡이 잘 맞지않아
볼을 걷어내는데도 많은 어려움이 있었다.
에브라의 오버래핑 역시 다른 경기처럼 가공할 만한 공격력을 보여주지는 못했다.
중심점을 잡아 줄 수 있는 센터백의 부재는 퍼디난드의 존재감을 실감케 하였으며, 맨유의 숙제를 여실히 보여주는 부분이었다.

반 데 사르의 부상과, 쿠쉬착의 저번 경기 레드카드 덕에 데뷔전을 맞이한 벤 포스터는 데뷔전을 치르는 대부분의 선수가 그러하듯
초반에는 아주 불안한 출발을 보여주었다.
걷어내는 움직임이 경기를 보는 팬들을 불안케 하였고, 그 불안은 뭔가 안 맞는 수비진과 합쳐져서, 최악의 전반을 보냈다.
그러나 포스터는 골이 될 뻔한 선방을 두 개나 보여주면서, 중반에는 긴장감이 완전히 풀린듯 아주 좋은 모습을 연이어 보여주었다.
오늘 MOM에 포스터 골키퍼가 선정된다 해도 본인은 아무 불만도 가지지 않을 것이다.

선발로 출전한 박지성은, 객관적인 측면에서도 별로 흠잡을데가 없는 움직임을 보여주었다.
긱스와의 호흡부터 시작해서, 오셔와의 공격 연계를 통해 팀원들에게 많은 공격기회를 제공했으며,
필요하면 직접 수비라인까지 내려와 수비에 가담을 해주는등, 아주 안정적인 경기력을 보였다.
다만 퍼스트 터치가 아쉽다는 숙제는 여전히 극복해야 할 문제점으로 남아있다.

그러나 박지성이 내려와 수비를 해야 했던만큼 오늘의 맨유 수비와 허리는 딱히 좋았다는 평가를 내리기가 힘들다.
특히나 수비진이 밸런스가 붕괴되면서 그 여파는 미드필드까지 미쳤다.
이번 시즌 들어 현저히 스피드가 떨어져 있다는 걸 보여주는 긱스는 오늘 폼 마저 좋은 모습을 보여주지 못하며,
그저 그런 플레이를 펼치고 말았다, 더불어 안데르손은 후반 들어 자신의 위치를 잡지못해 이렇다 할 활약을 펼쳐보이지 못했다.
보다 못한 퍼거슨 감독은 74분에 플레쳐를 안데르손 대신에 투입시키고,
캐릭과 함께 무너진 라인을 다시 바로 잡는데 애쓰는 모습을 보여주었다.
그 결과 맨유의 라인은 점점 형태를 갖춰가기 시작했고, 전반전의 그 병맛나는 플레이보단 그나마 나은 특유의
짧고 정확한 패스가 눈에 띄기 시작했다.

오늘 더비 카운티는 유독 캐롤과 사비지, 무어가 눈에 띄었다.
캐롤 역시 포스터에 버금가는 선방을 연이어 선보였고, 사비지는 쉴새없이 그라운드를 뛰어다니며 맨유 선수들의
공격을 효과적으로 막아내는데 성공했으며 무어 역시 선수들과 밀리지 않는 몸싸움을 해주면서
오늘 더비는 호날두의 득점이 될 뻔한 공격을 4번이나 막아내는 기염을 토했다.

사실 오늘은 아주 중요한 경기였다, 한 경기를 덜 치른 상태에서 아스날보다 승점 2점이 뒤져있던 맨유는
반드시 승점 3점이 필요했으며, 오늘 리그 최하위에 기록중인 더비 카운티를 제물로 삼았을 것이다.
그러나 방심한 탓인지, FA컵 탈락의 여파 탓인지, 아니면 전혀 더비답지 않은 공격 덕분인지 팬들을 답답하게 만드는
플레이를 계속 선보였고, 호날두의 슈팅마저 골대에 맞으면서 다시 FA컵의 불운이 시작되는건 아닌가 했었다.

붉은 제국은 항상 최고여야만 한다, 그들은 절대 패배라는걸 용납해선 안 되며 오늘같은 OME스러운 경기력은
단 한 번으로 족하다, 포츠머스전이야 정말 운이 없어서 졌다고 할 수 있겠지만, 오늘같은 플레이는 다신 나와서는 안 된다.
"오늘 맨체스터 유나이티드 정말 못 하고 있거든요."
해설진의 중계멘트를 들으면서 과연 오늘같은 경기력이 지속된다면 더블은 커녕, 두마리 토끼를 다 놓치진 않을까 생각해본다.

덧, 사하는 오늘 또다시 본인을 실망시키는 경기력을 보여주었다.

by 엑시아 | 2008/03/16 02:28 | Manchester Utd | 트랙백 | 덧글(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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Commented by 김양갱 at 2008/03/16 02:48
유리몸 사하. 부상에 따른 오랜 재활로 인한 경기감각 부재가 제일 컸을 지도.
Commented by Dataman at 2008/03/16 03:05
벤 포스터의 경기는 빛나는 선방과 동네축구 수준의 공처리가 어우러진 한판으로 평할 수 있는데, 실제 경험이 적은 젊은 골키퍼가 쉽게 벌일 수 있는 일이기도 하죠. (사실 반대편에 서 있던 로이 캐롤도 그런 짓 잘 했고요) 젊은 것을 밑천으로 빠른 반사기동이 빛을 발하지만 아직은 그 정도랄까요.

MOM은 비디치를 꼽고 싶습니다. 그 다음이 루니와 포스터.
Commented by Kaltruhe at 2008/03/16 03:21
오셔는 왜 교체 안됐는지 의문인 경기였습니다. 그 특유의 둔함이란 ㅠㅠㅠ 크날도 후리킥은 날이 갈수록 위력적!
Commented by 소드 at 2008/03/16 11:42
너무 기합 넣고 하는 것도 안 좋죠 뭐.
Commented by Lucypel at 2008/03/16 13:27
포백은 그냥 퍼디낸드 휴식용으로 위험을 감수한 느낌이었습니다. 브라운은 풀백으로 계속 출장하다보니 터프한 대인 마크는 살아났지만 센터백으로서 공간 확보나 라인 조정에는 약해진 느낌이고, 비디치 역시 대인 마크가 강하지 라인 조정에 강한 편은 아니니 불안할 수 밖에 없었죠. 게다가 스콜스-안데르송의 미들이 수비적인 역량이 좋은 편이 아니다 보니 어쩔 수 없이 수비 라인은 불안할 수 밖에 없었죠. 안데르송은 활동량이 많아서 수비도 잘 하기는 하지만 센스가 부족해서 가끔 어이없이 뚫리는 것 같은데, 전적으로 포츠머스전의 실점 장면을 떠올리면 말이죠, 그런 면에서 캐릭이나 하그리브스처럼 수비 센스 있는 선수와 발을 맞추는 편이 좋아 보입니다. 스콜스와 긱스의 기동력 저하는 따로 말할 필요도 없구요.

뭐, 그래도 이겼으니 다행입니다. 사실 경기력도 안 좋았지만, 정말 지독히도 골운이 따르지 않아서 걱정이 많았는데 말이죠. 흠.
Commented by eruhkim at 2008/03/16 13:41
리오가 없으니 수비진이...
Commented by 긱스 at 2008/03/16 15:31
승점 3점 챙긴게 다행.. 상대가 더비가 아닌 강팀이었다면 무조건 졌을경기 ㅠㅠ
Commented by 프리뱅 at 2008/03/19 00:15
하지만 아스날은 최근 제대로 하락세라서 잘 하면 맨유가 선두 탈환 할 수도 있겠더군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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